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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아파트는 스프링클러가 없어서 한 번 고민해봐야 하는 법규

by 해내노라 2025. 7. 24.

오래된 아파트는 스프링클러가 없어서 고민해봐야 하는 법규

 

합법이었지만 안전하지 않은 집에 살고 있다면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오래된 아파트는 과연 안전할까?
건물이 튼튼해 보인다고 해서 불에도 강한 것은 아니다. 최근 부산에서 발생한 아파트 화재 사고들은 이런 의문에 경각심을 더하고 있다. 어린 자매가 희생된 참변은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아파트엔 스프링클러가 있나?”라는 질문을 던지게 했다. 예전엔 법적으로 설치 의무가 없었다 해도, 지금은 스스로 위험을 점검해야 할 시대다. 실제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과거와 현재의 기준이 충돌하는 가운데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차분히 살펴보자.

 

1. 과거에는 합법적이었지만 지금은 위험한 기준

2005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 대부분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에서 벗어나 있었다. 당시 소방시설 설치 기준은 11층 이상 또는 연면적 1,000㎡를 초과하는 공동주택에만 스프링클러 설치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즉 그 이하 규모의 건물은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이유만으로 소방설비가 없어도 무방했던 시대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은 달라졌다.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 그때 지어진 건물들이 노후화되며 화재 발생 가능성과 대응력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특히 최근 부산에서 일어난 두 건의 화재 사고는 모두 스프링클러가 없는 아파트에서 발생했으며 이는 더 이상 합법이면 괜찮다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2. 스프링클러 전층 설치 의무화 추진? 기존 아파트도 예외 없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스프링클러 또는 간이스프링클러를 모든 층에 설치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요한 점은 이 법안이 신축 건물뿐 아니라 기존 건물에도 적용된다는 것이다. 법 시행 후 2년 내 설치를 완료해야 하며 장애인 등 화재 취약계층이 머무는 공간에는 별도 기준을 적용해 경보설비와 피난설비를 보완하도록 했다.

이 개정안은 단순히 권고하는 수준이 아닌 강제적 기준을 제시하며 기존 노후 아파트들도 설치를 피할 수 없게 만든다. 다행히 설치 비용은 국가나 지자체가 전부 혹은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되어 있다. 그만큼 시급하고 보편적인 안전 장치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셈이다.

 

3. 내 아파트는 안전한가? 지금 점검하고 대비해야

혹시라도 “우리 집은 괜찮겠지”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 관리사무소에 문의해 스프링클러 유무를 확인해보자.

법 개정이 완료되기 전이라도 자가 점검과 간이 소방설비 마련 등은 충분히 가능한 조치다.

특히 고령자, 어린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정이라면 더더욱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또한 각 지자체에서는 노후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안전점검과 간이설비 지원을 시행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주민들이 함께 관심을 갖고 신청하고 참여해야 제대로 된 변화가 생긴다.

화재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오고 대처할 시간은 생각보다 짧다.

 

4. 스프링클러의 종류 – 습식과 건식의 차이,

우리 아파트엔 어떤 방식이 맞을까?


스프링클러라고 해서 모두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 건 아니다.

소방 설비에서 사용하는 스프링클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습식과 건식이다.

둘 다 화재 시 자동으로 작동해 물을 분사하는 기능을 갖고 있지만 그 내부 구조와 작동 방식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으며 설치 환경에 따라 선택이 달라진다.

습식 스프링클러 시스템은 가장 보편적으로 설치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은 배관 안에 평상시에도 물이 가득 차 있어서 화재가 발생하면 열에 반응한 헤드가 파열되면서 즉시 물이 분사된다.

반응 속도가 빠르고 구조가 단순해서 고장 가능성이 적으며 유지 관리가 쉬운 장점이 있다.

그래서 상시 난방이 유지되는 주거용 아파트, 오피스텔, 호텔, 사무실 등에는 대부분 이 습식 방식이 적용된다.

 

반면 건식 스프링클러 시스템은 배관 내부에 물 대신 압축 공기가 채워져 있는 구조다.

화재 발생 시 먼저 열감지 헤드가 열리고 공기가 빠져나가면서 수압이 떨어지면 자동으로 밸브가 열리고 물이 배관을 따라 유입되어 분사된다. 이 방식은 습식에 비해 몇 초 정도 분사 속도가 늦지만 배관이 동결되기 쉬운 공간에서는 매우 중요한 대안이다. 예를 들어 옥외 주차장, 외부 발코니, 빈번하게 난방이 꺼지는 빈집, 지하 창고 등 겨울철에 배관이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은 장소에 적합하다.

오래된 아파트의 경우 특히 복도형 아파트나 계단실, 주차장 등 난방이 되지 않는 공용 공간은 건식 시스템을 고려해야 한다. 반대로 실내 복도나 세대 내부처럼 항상 온도가 유지되는 구역이라면 습식이 유지 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

 

또 한 가지 중요한 포인트는 건식 시스템은 설치비와 유지비가 습식보다 다소 높다는 점이다. 배관 내 압력 조절 장치, 감지 설비, 자동 밸브 등 복잡한 장치가 추가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래된 아파트에 새로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때는 단순히 설치 의무만 보는 게 아니라 해당 공간의 온도 유지 상태, 예산, 향후 관리 부담까지 고려해 가장 적합한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현행법은 단순히 스프링클러 설치만 명시하고 있지만 실제 설계 및 시공 단계에서는 건물 구조, 기후 조건, 화재 위험도에 따라 설치 방식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럴 때는 소방설비 전문업체나 지자체의 기술지원 상담을 통해 사전 진단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결국 습식이든 건식이든 중요한 건 내 집과 주민들을 실제로 지켜줄 수 있는 맞춤형 방식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 점검하는 것이 곧 생명을 지키는 일

이번 스프링클러 의무화 법 추진은 단순히 규제 강화를 넘어 우리가 사는 집의 본질을 돌아보게 한다. 과거 기준에 따라 지어진 집이더라도 지금의 눈으로 다시 점검해야 하며 이 집은 괜찮다는 막연한 안심은 오히려 더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생명은 법의 유효기간과 상관없다. 내 가족의 안전을 지키는 일은 결국 우리가 먼저 책임져야 하는 문제다. 법이 강제하기 전에 법이 바뀌기 전에 스스로 먼저 점검하고 준비하는 것만이 안전을 향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