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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필로티 위층은 층간소음이 없을까?

by 해내노라 2025. 8. 8.

아파트 필로티 위층은 층간소음이 없을까?

청담 아파트 단지

아파트를 고를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층간소음이다.
특히 자녀가 있는 집이라면 “윗집이 아이들 있는 집이면 어쩌지?”라는 생각에 계약 직전까지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최근엔 필로티 구조 위층을 선호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아래층이 주차장이나 비어있는 공간이라면 층간소음 걱정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필로티 위층은 정말 소음에서 자유로울까?
단순히 아래층이 없다는 이유로 층간소음 걱정을 놓아도 되는 걸까?
이번 글에서는 필로티 구조의 아파트가 층간소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 기대가 실제와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려 한다.

 

1. 필로티 구조란? – 아래층이 없다고 무조건 조용한 건 아니다

먼저 필로티 구조에 대해 간단히 짚고 가자.
필로티 구조란 건물 1층을 기둥만으로 지지하고 비워두어 주차장이나 공용 공간으로 사용하는 구조다.
쉽게 말해 건물 2층부터 실제 거주 공간이 시작되는 방식이다.
최근 지어진 아파트 중 일부는 1층을 필로티로 구성해 차량 진입이 용이하게 하면서
동시에 저층의 프라이버시와 보안을 강화하고자 한다.

이 구조의 가장 큰 특징은 1층이 비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 위층인 2층 세대는 아랫집이 없기 때문에
내가 아무리 뛰고 소음을 내도 아래에서 항의가 들어올 일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이 점 때문에 아이가 있는 집, 애완동물을 키우는 집, 소리에 민감한 거주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의 상황 즉 윗집에서 나는 소음에 대해서는 아무런 보호막이 없다.
필로티 위층이라 하더라도 그 위에 또 다른 세대가 있다면 그곳에서 발생하는 층간소음은 그대로 내려온다.
다시 말해 필로티 위층이라고 해도 소음 가해자가 되지 않을 수는 있지만 피해자가 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필로티 구조의 특성상 1층이 비어 있어 건물 전체의 공진 현상,
즉 소리가 울려서 전달되는 특성이 더 심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외부로부터의 소음, 예를 들어 차량 이동이나 1층 주차장에서 나는 소리 등이 고스란히 위층에 전해질 수 있다.

 

2. 진짜 문제는 수직 소음보다 수평 소음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층간소음이라고 하면 윗집에서 나는 발소리를 떠올린다.
물론 이건 대표적인 문제지만 실제로 거주자들이 호소하는 층간소음의 상당수는 수평 방향에서 발생하는 소리다.
예를 들어 옆집의 문 닫는 소리, 가구 끄는 소리, 아이가 벽을 두드리는 소리 등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소리가 아닌 같은 층 또는 옆 세대에서 전달되는 것이다.

필로티 위층이라면 수직 아래 방향의 소음에서 해방될 수 있지만 옆 세대에서 발생하는 생활소음까지 차단되지는 않는다.
특히 벽체 두께가 얇거나 시공이 불량한 아파트의 경우엔 수평 소음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또한 소리라는 건 단순히 진동만의 문제가 아니라 음파와 공진 현상 구조의 연계성에 따라 전해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윗집에서 무거운 물건을 떨어뜨리면 단순한 진동이 아닌 쾅 하는 공명음이 전체 구조체를 타고 전해진다.
이럴 경우 필로티 구조 여부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결국 층간소음이라는 문제는 단일 구조의 유무보다
전체 건축 설계와 자재, 차음재, 바닥 두께 등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필로티 위층이라는 조건이 일부 소음을 막아줄 수는 있지만 완전한 방음 효과를 기대하는 건 무리가 있다.

 

3. 실거주자의 경험: 스트레스 줄지만, 완전한 해결은 아냐

실제로 필로티 위층에 거주 중인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
커뮤니티나 후기들을 살펴보면 아이들을 마음 놓고 키울 수 있어 좋다, 밤에 조심할 필요가 덜하다, 밑에서 올라오는 진동이 없어서 스트레스가 적다는 의견이 많다.
이런 피드백만 봐도 필로티 위층이 일정 부분 정서적인 안정감과 자유로움을 제공해주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반대로 윗집에서 나는 소리는 여전히 들린다,
옆집 문 여닫는 소리, 화장실 배관 소리까지 고스란히 느껴진다는 불만도 꾸준히 있다.
즉 층간소음 스트레스를 줄여주긴 하지만 해결해주지는 못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구조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기대치를 조절하는 것이다.
필로티 위층을 선택하면 내가 가해자가 될 위험은 확실히 줄어든다.
그리고 그만큼 아이와 반려동물이 있는 가족에게는 큰 심리적 안정을 제공해준다.
하지만 피해를 받지 않는 집이 되기를 기대한다면 그건 구조적인 소음 차단이 갖춰진 고급 아파트 수준에서만 가능할 수 있다.

또한 최근 신축 아파트에서는 바닥차음재 기준이 상향되면서
필로티 유무보다 건축연도와 시공사 기준을 확인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접근이 될 수 있다.

 

필로티 위층 소음 스트레스를 줄이는 하나의 선택지일 뿐

결론적으로 아파트 필로티 위층은 층간소음 문제에서 일정 부분 자유로울 수 있다.
특히 아래층으로 소음을 줄 걱정이 줄어든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위층, 옆집, 외부 구조를 통한 소음까지 막아줄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따라서 필로티 위층은 층간소음을 완전히 차단해주는 해결책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대안적인 선택지로 이해해야 한다.
집을 고를 때는 구조뿐 아니라 건축 연도, 시공 품질,
단지의 전체적인 방음 설계까지 꼼꼼히 비교하고 본인의 가족 구성과 생활 패턴에 맞게 판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특히 층간소음 문제는 서로 배려하는 문화와 현실적인 기대치 조절이 병행될 때 비로소 줄어들 수 있는 문제다.
필로티 위층은 그 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지만 끝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