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평형인데 왜 이렇게 달라 보일까? 신축과 구축 아파트의 결정적 차이
같은 평형인데도 어떤 집은 훨씬 넓고 시원하게 느껴지고 어떤 집은 유독 좁고 갑갑하게 느껴지는 경험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특히 아파트를 알아보러 다니거나 매물을 직접 둘러볼 때 이 차이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부동산 포털에서 전용면적이나 공급면적 수치를 보고는 이 정도면 괜찮겠지 하고 방문해보지만
막상 발을 들여놓았을 때의 느낌은 전혀 다를 수 있다.
특히 신축 아파트와 구축 아파트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크게 체감된다.
전용면적은 똑같이 84㎡인데도 신축 아파트는 탁 트인 공간감이 느껴지고 실내가 밝고 넓어 보이는 반면
구축 아파트는 같은 면적임에도 방이 작고 구조가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체감의 차이는 단순히 인테리어나 가구 배치 때문만은 아니다.
공간을 어떻게 나누고 어떻게 연결하느냐, 창은 어디에 있고 천장 높이는 어떤지,
복도와 수납 구조는 어떻게 설계되어 있는지 등등 아주 다양한 요인들이 합쳐져 결국 사람이 느끼는 주거 만족도를 결정짓게 된다.
다시 말해 숫자만으로 집의 전부를 판단하는 것은 이제 무의미한 시대가 되었고
공간을 설계하고 소비하는 관점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그렇다면 왜 같은 25평, 같은 34평인데도 이런 차이가 생길까.
신축과 구축 아파트는 단순한 세대의 차이가 아닌 공간 철학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오늘은 바로 이 점에 대해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며
실수요자이자 예비 입주자로서 우리가 무엇을 기준으로 집을 보고 선택해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해보려 한다.
1. 평형은 같아도 구조는 다르다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어차피 똑같은 84㎡면 집이든 어디든 비슷하지 않냐고.
그러나 실제로 구축 아파트와 신축 아파트를 들어가 보면 그 말이 얼마나 다른지를 단번에 체감하게 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똑같은 평형인데도 신축 아파트는 넓고 시원하게 느껴지고
구축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답답하거나 공간이 잘 안 나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바로 평형 구성과 공간 활용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과거에 지어진 구축 아파트는 방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구조로 설계된 경우가 많았다.
거실과 주방은 다소 좁아도 방은 3개에서 4개까지 나뉘어 있고 벽체도 두껍게 나누어져 있다.
한 공간 안에 다양한 용도를 담으려는 경향이 강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신축 아파트는 확장형 거실이나 오픈형 주방과 같이 개방감을 극대화하는 구조를 선호한다.
거실과 주방을 하나의 시야 안에 넣고 방 개수보다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 집중한 설계가 많다.
또한 천장 높이도 차이를 만든다.
구축 아파트는 평균적으로 층고가 낮고 몰딩과 벽체 마감이 단순하거나 과거 스타일이라 압박감이 있는 반면
신축은 천장을 높이고 간접조명이나 무몰딩 등의 요소로 더욱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준다.
공간은 눈으로 느끼는 면적이 실면적보다 더 큰 경우가 많고 이 시각적 확장이 곧 주관적인 체감 면적의 차이를 만드는 것이다.
2. 실사용 면적과 서비스 공간의 차이
신축 아파트와 구축 아파트는 구조 외에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에 큰 차이를 보인다.
법적으로 명시된 전용면적은 동일하더라도 발코니 확장 여부나 공용 공간 처리 방식에 따라 체감할 수 있는 공간이 확연히 다르다.
신축 아파트는 기본적으로 발코니 확장이 기본처럼 적용되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 시공사에서 기본 확장 옵션을 포함하여 분양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확장 구조 덕분에 기존 구축 아파트의 발코니 공간이 창고처럼 쓰이던 것과 달리
신축 아파트에서는 이 확장된 공간이 하나의 방처럼 활용된다.
즉 같은 평형이어도 실사용 면적에서 3평에서 많게는 5평 가까이 차이가 나게 되는 것이다.
당연히 가족 구성원이 많거나 물건이 많은 가정에서는 이 차이가 매우 크게 느껴진다.
뿐만 아니라 신축 아파트는 수납 구조가 매우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다.
팬트리 공간이나 빌트인 신발장, 드레스룸, 복도 수납장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수납이 계획적으로 설계되기 때문에
공간이 훨씬 여유 있어 보이고, 정돈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반면 구축 아파트는 대체로 이런 빌트인 설계가 적고 수납 공간이 따로 없어 가구를 따로 두어야 하며
이는 시야를 방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요즘은 아예 전용면적이 같더라도 분양 당시부터 서비스 면적을 10~15평 이상 더해 실사용 면적을 키우는 방식도 많아져서
단순 평형 비교는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결국 실제 사용하는 면적이 더 중요하고 이 부분에서 신축 아파트는 압도적인 장점을 가진다.
3. 채광, 창의 위치, 단지 구조가 주는 심리적 체감
아파트를 넓게 보이게 하는 데에는 구조나 면적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심리적 요소들이 있다.
특히 채광이나 창문의 위치, 세대 배치 방식, 그리고 단지 구조 등은 집에 들어섰을 때 느껴지는 공간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신축 아파트는 일조권 확보와 개방감을 고려해 설계되는 경우가 많고 그로 인해 창의 위치도 단지 방향도 매우 전략적으로 배치된다.
반면 구축 아파트는 당시의 설계 기준이나 기술로 인해 창이 작거나 채광이 불균형하게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
최근 지어지는 아파트는 맞통풍 구조와 남향 위주 배치를 통해 하루 종일 자연광이 들어오게 설계되고
창의 크기 또한 대형화되는 추세다.
같은 평형이더라도 빛이 들어오는 각도, 창이 트여 있는 범위, 복도식이 아닌 계단식 구조 등은
공간이 더욱 넓고 환하게 느껴지게 한다.
이는 단순히 분위기뿐 아니라 실제 생활의 만족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이기도 하다.
그리고 단지의 조경이나 공용부 공간도 심리적 체감에 영향을 준다.
요즘 신축 아파트 단지는 조경이 하나의 공원처럼 설계되며
1층 로비부터 아파트 동의 복도, 엘리베이터 공간까지도 호텔처럼 고급화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사는 사람은 같은 크기의 집이라도 훨씬 넓고 쾌적하다고 느끼게 된다.
반면 구축 아파트는 외관이나 복도가 낡아 보이거나 어둡게 느껴질 수 있어 그 차이가 더 두드러지게 느껴질 수 있다.
같은 평형이라도 신축 아파트가 훨씬 넓고 쾌적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단순한 착시가 아니다.
구조 설계의 철학, 확장 면적, 수납 설계, 채광 방향, 창 배치, 공용부의 환경까지 모두가 합쳐져 만들어내는 종합적인 주거 체감이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단순히 평형 숫자만 보고 판단하지 않고 직접 눈으로 보고 들어가 보고 체험해보고 결정하려 한다.
구축 아파트가 무조건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가격이 합리적이고 입지가 좋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속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
다만 공간이 주는 만족감이나 체감 면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단순 평형보다는 실제 구조와 공간 활용, 그리고 주변 환경까지 고려해서 판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신이 살고 싶은 집은 숫자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느끼는 편안함과 여유로움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